구인구직 사이트에 개발자 채용 공고를 올려보면, 특정 지원자가 유독 눈에 띄는 경우가 있습니다. 웰키아이앤씨에서도 한때 이와 같은 경험을 했습니다. 특정 개발자가 공고가 올라오기만 하면 무조건 지원을 넣는 것이었죠.
이력서를 보니, 100개가 넘는 프로젝트를 수행했다고 적혀 있었습니다. 이 정도 경력이라면 업계에서도 손꼽히는 초고급 개발자여야 가능한 수준이었습니다. 하지만 웰키아이앤씨는 직감적으로 이상하다고 느꼈습니다. 그 정도의 경력을 가진 개발자가 왜 이렇게 무작위로 지원을 넣고 있을까?
이후 고객 상담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우연히 해당 개발자에게 피해를 본 사람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 고객은 개발 프로젝트를 맡길 개발자를 찾고 있어서 연락을 했는데 영업 담당자가 먼저 연락을 해왔습니다.
화려한 경력과 저비용을 이용한 접근
그 영업 담당자는 "우리 개발자는 장애를 가지고 있지만, 많은 프로젝트 경험을 보유하고 있으며, 일반 개발자보다 훨씬 저렴한 비용으로 작업이 가능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의심할 여지가 없는 것처럼 보였고, 비용도 미친 듯이 저렴했기에 계약을 진행하고 계약금을 지급했습니다.
하지만 계약금을 지급한 이후부터 연락이 두절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일정이 바빠서 그런가 보다 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이상한 느낌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돈은 돈대로 날리고 개발 프로젝트는 진행이 되지 않았습니다.
결국 피해자는 수사기관에 신고를 했지만, 돌아온 답변은 실망스러웠습니다.
"피해 금액이 크지 않다."
"장애인이 연루된 사건이라 민감하다."
"합의를 보는 것이 좋겠다."
결국 법적인 해결은 어려운 상황이 되었고, 스스로 해결해야만 하는 처지가 되었습니다.
구인구직 사이트의 뜻뜨미지근한 대응
혹시나 같은 피해자가 생길까 싶어 구인구직 사이트에 신고를 했습니다. 사이트 측에서는 계정을 조사한 후 정지시키겠다고 했지만, 며칠 후 또 다른 계정으로 동일한 방식의 구직 활동이 계속되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즉, 이런 행위가 반복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뜻이었습니다.
개발 프로젝트의 핵심은 기술이 아니라 신뢰다
이 사건을 통해 다시 한 번 깨달은 것은, 개발 프로젝트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단순한 기술력과 가격이 아니라 신뢰와 운영, 유지보수라는 점입니다. 개발 자체는 시작에 불과합니다. 유지보수가 되지 않으면 단순한 코드 덩어리에 불과하죠.
단순한 외주 개발사가 아닌 신뢰를 기반으로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유지보수와 운영까지 책임지는 파트너를 찾는 것이 내 사업에 정말 중요하다는 걸 알 수 있는 사례였습니다.